Arch
굴요
Wiele dziewcząt jest na świecie,
세상에는 많은 소녀가 있지만,
Lecz najwięcej w Ukrainie.
우크라이나에 제일 많지.
콜록.
물을 뱉어냈다. 파도는 그를 다시 해변가로 밀어넣었다. 휩쓸려 돌아오며 부표를 지나칠 때, 마리아들의 표정은 어땠던가? 바람 소리가 슬퍼하는듯한 어린아이의 울부짖음으로 바뀌어 들린다. 봐, 아무것도 못하잖아!
마리아, 돌아가자. 돌아가자, 목숨을 버리지 않고 파푸샤의 어제와 내일로 돌아가자. 불은 하나만 남겨두고 다 전원을 꺼 버려. 철 지난 유행가의 레코드 판을 올려두고, 안젤리카의 기침소리와 주정뱅이들의 노랫소리를 듣자. 녹슨 양철 냄비를 테이블에 올려두고, 원을 그리며 춤을 추자. 파푸샤의 웅얼거림이 완성되어 기록될 즈음에는 수프가 끓겠지. 냄새 나는 양고기 수프를 그릇에 덜고 오늘 하루에도 감사하며 누군가를 향해 기도를 올리자.
현재가 아니라면 과거와 미래는 같은 뜻이지. 그러니 기억하지 않아, 우리는 기억이 없어, 역사도 존재하지 않아. 파푸샤의 가게야말로 최초의 기억이 시작된 곳, 손수건 옆에 있던 낡아빠진 종잇조각이 보고 싶어졌다. 기억 없는 이들의 첫 번째 이야기, 그 제목이 뭐였더라. 맞아, 시간의 이름은 어제와 오늘.
“마리아, 살고 싶어?”
마리아들이 외친다. 몰라, 몰라, 몰라, 알 게 뭐야.
그러니 기억 없는 사람아, 기억해내자. 나는 왜 바다에 뛰어들었나? 무엇을 찾으러 수백 번이고 마리아들을 지나쳤는가?
방학이 얼마 남지 않았다. 굳이 발버둥치지 않아도, 나를 이곳에 던져놓았던 배가 돌아와서 다시 나를 주워갈 테다. 그렇다고 나는 가만히 있을 수밖에 없는가? 내가 있을 곳은 여기가 아니야. 나는 마리아, 그리고 나는 로자. 내 삶은 어디에 있는가? 정신 차려, 마리아! 넌 로자가 아니야……. 그러나 나는 마리아인가? 마리아가 있을 자리는 어디지, 하늘? 성모 마리아의 승천 대축일에 태어난 마리아는 감히 하늘을 원하다, 추락한 것일지도 모른다. 그러면 나는 하늘을 원하나?
“에- 에취!”
재채기가 연신 터져나왔다. 마리아는 모래사장에 몸을 웅크려 앉았다. 붉은 눈은 불만족스럽게 찌푸려서, 검은 수평선을 연신 노려보고 있었다. 화났어, 마리아? 바람 소리가 그렇게 말하며 귀를 스치고 지나갔다. 아니, 화나지 않았어. 그러면 왜 그런 표정을 짓고 있어? 내 표정이 뭐 어떤데? 방향이 정해지지 않은 분노는 마리아 리소프스카를 옭아매는 밧줄이 되었다. 그런데 무엇을 옭아매지?
마리아는 주머니를 뒤져 무언가를 끄집어냈다. 비월 경기 참가 메달. 로자리아 말고르자타 리소프스카의 이름이 새겨져 있었으나, 로자는 그것을 제게 쥐어주었다. 로자리아와 마리아가 둘이자 한 사람이라는 증거, 정상 사회와 이상한 사회 그 어디에도 속할 수 없는 아이들이라는 증거였다. 마리아는 메달을 가만히 내려다보았다. ‘그래도 잘 했어’라고 말하며 모든 참가자들에게 주어지는 싸구려 메달을 전해주던 강사의 표정이 어땠나? 왜 그런 초보적인 실수를 했는지, 영문을 모르겠다는 태도였지. 그 때 마리아는 로자를 보고 있었다. 그 때, 로자는-
왜 그런 표정을 지었지?
“감기 걸리겠네…….”
오한이 서렸다. 그러나 따뜻한 PA로 돌아갈 마음은 들지 않았다. 내가 있을 곳은 여기가 아니야, 여기가 아니라고. 분하다는 듯 제 옆에 놓인 돌맹이를 주워 바다에 던졌다. 풍덩. 수면이 짧게 요동치는 소리, 이윽고 침묵. 이상한 사회와 정상 사회를 가로막은 바다 아래로 가라앉았다.
가라앉았다.
마리아들이 외쳤다. 가라앉고 있어, 떠오르고 있어?
“…….”
몰라, 보이지 않아.
“…….”
충동이었나?
마리아는 갑자기 비월 경기 참가 메달을 바다에 집어던졌다. 하나, 둘, 셋, 넷. 앞으로 나아가며 수면을 다섯 번 치고, 물 아래로 사라지는 금빛을 바라보았다. 마리아는 그제서야 마리아들에게,
“말했잖아, 나아가고 있어.”
대답했다.
그리고, 다시 한 번 바다로 뛰어들었다.
Tam me serce pozostało,
그곳에 나는 마음을 두고 왔습니다.
Przy kochanej mej dziewczynie.
나의 사랑하는 소녀에게
<폴란드 민요 - Hej Sokoly>
글: @rakk_0719